Q.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저는 AI 솔루션·빅데이터 분석 회사의 피플팀에서 인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루틴 업무는 신규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 운영, 채용 서포트, 매월 전사 직원들이 모이는 문화의 날 운영, 사내 동호회 기획 및 운영, 급여정산 등이에요. 1:1 커피챗을 통해 구성원 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회사에 새롭게 도입하면 좋을 복지 제도를 서치하고 기획해요. 이외에 구성원 분들이 업무에만 집중하실 수 있도록 총무 매니저님과 함께 이것저것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온보딩 : 회사에 새로 들어온 인재가 새로운 직무와 환경에 빠르고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
Q. 신규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신규입사자가 오시기 전에 자리에 웰컴키트와 이름표, PC를 세팅해 두어요. 입사 당일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사내 문화를 설명드려요. 이 때 문화 페이퍼를 함께 전달드리죠. 첫 날이라 말로 전달한 모든 내용을 숙지하시기는 어려우실 테니, 읽어보시며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말씀해달라고 첨언 드려요. 그리고 오피스를 쭉 돌면서 회사 비품 및 복합기 위치, 회의실 위치, 라운지 사용법 등을 알려드립니다. 이후 담당 부서의 팀장님이 사무실을 돌며 전 직원에게 신규 직원 분을 소개해 주십니다.
저희 회사의 이색 온보딩 프로그램 포인트를 짚자면 두 가지가 있어요.
바로 ① 버디 제도, ② 주 4회 커피챗 진행 입니다. 각 내용을 좀 더 설명 드릴게요.
① 버디 제도
버디는 떨리는 첫 출근을 도와주는 ‘입사 첫 친구’입니다. 소속 팀에서 가장 최근에 입사하신 분께 사전에 제안을 드려요. 버디는 공식적으로 2주 동안 회사와 팀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점심시간 인근 맛집 및 카페 투어를 함께해요. 물론 법인카드가 지원되구요.
이 제도는 제가 전 직장에 있을 때 경험했던 제도예요. 입사 첫날에는 다들 새로운 분들이니까 얼굴과 이름 익히는 것도 힘들잖아요. 출근 전부터 당장 누구와 점심을 먹어야 할지부터 걱정이 컸어요(?). 그런데 자리에 도착하자마자 같은 팀 팀원분이 작은 꽃다발, 웰컴키트와 함께 저를 맞아주셨어요. 그게 얼마나 큰 감동이었는지 몰라요. 한동안 버디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구내식당과 회사 인근 맛집을 이곳저곳 탐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좋았던 경험을 살려 도입을 기획했어요. 다행히 회사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혹시 도입을 원하시는 분들께 팁을 드린다면! 두 분이 함께할 수 있는 미션을 미리 제공해드리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버디에게도 어색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회사에 사진촬영을 좋아하시는 분이 입사하셨을 때였어요. 두 분이 자발적으로 미션을 만들고 수행하시더라구요. '2주 동안 가는 모든 식당의 사진 찍기!'. 이걸 조금 응용해서 버디와 신입 두 분이 2주간 하나의 미션을 수행했을 때 보상을 드리는 식으로 진행하면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도를 업데이트 해보는 중입니다:)
② 월 4회 커피챗
입사하신 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커피챗*(1:1 대화시간)을 진행해요. 한 달간 총 4번, 한번에 1시간 내외로 대화를 나눠요. 이 때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회사에서 적당히 거리가 있는 카페에서'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화주제는 그때그때 달라져요. 편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의도입니다. 그래도 회사 카드를 쓰는 시간이기 때문에 유의미하게 보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대략 공통적으로 드리는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입사하기 전에 상상했던 모습이 있으셨나요? 실제로 지내보시니 어떠신가요?
❔ 입사 과정에서 특별히 좋았거나 불편하셨던 점이 있으셨을까요?
❓ (경력직 신입 분들께) 이전 회사에서 어떤 제도가 좋다고 느껴지셨나요?
첫번째 질문으로 우리 회사가 외부에 어떻게 브랜딩 되었는지 파악해요. 대화 톤을 느끼며 이 분이 어떤 성향이신지도 살짝 파악해 봐요. 두 번째 질문으로는 채용 프로세스의 개선점을 찾아봐요. 크게는 공고 직무기술서* 문구를 더하거나 빼고, 작게는 면접 안내 문자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어요. 세번째 질문으로는 다양한 타 회사의 사례를 모아봐요. 입사자 분도 '떠난' 회사이기 때문에 속 편하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실제 제도와 운영 사례를 듣다 보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요. 한편 우리 회사는 돌아봤을 때 어떤 회사로 남을까 묵직한 부담감이 들기도 합니다.
1:1 진행이 힘들지 않냐는 의견도 있는데, 이건 제가 좋은 상황인 것 같아요. 저희는 상시채용이 주이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분들이 한번에 들어오신 경우는 없었어요. 가장 많이 들어오셨을 때가 한 달에 세 분 오셨을 때였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전체 HR 업무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해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시의 구절처럼, 눈앞의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고 오셨는지, 이곳에서는 어떤 걸 느끼고 계시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 들어보는 시간이 참 좋아요. 슬쩍, 이 시 일부를 소개합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 시인, 「방문객」중 일부
직무기술서 : 특정 직무에 대한 정보를 기입한 것
Q. 회사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나요?
음... 완전 신입 때는 제 의도가 팀장님께 잘 전달되지 않는 것이 속상했어요. 이게 타이밍과 방식이 잘 맞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전달될 수 있더라구요. 한 가지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HR 뉴스레터를 읽다가 대체공휴일 내용을 발견했어요. 저는 잘 해보겠다고 '이런 이슈가 있습니다!' 차원에서 내용을 캡처해 전달드렸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제가 쉬고 싶어서 보낸 것처럼 흘러가더라구요. 지금은 아니에요. 팀장님은 제 열정을 알아주셨고 저는 팀장님의 성향을 알게 되어 꽤 효율적이고 부드러운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물어보시는 거는 뭐라 하시는 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시는 거다!!)
요즘 느끼는 어려움은 대표님과 다이렉트로 업무할 일이 많다는 것? 저도 나중에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회는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저보다 연륜이 많으신 분 앞에서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압박감이 커요. 그리고 뚜렷한 답이 없는 업무를 기획하고, 이걸 실행까지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막막해요. 오, 이렇게 적어보니 좀 거창하게 포장한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대표님과 팀장님이 제가 하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기다려주셔서 더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Q. 만약 나에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그럼 저는 채용 페이지를 운영해보고 싶어요. 거기에 구성원 인터뷰 내용, 다양한 콘텐츠들을 담아보고 싶어요. 제 시선에서 봤을 때 회사가 지금은 B2B, B2G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브랜딩이 1순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진짜 함께 일하면서 느끼는 게, 진짜 멋진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푹 빠져서 일하시는 모습들이 그 일을 반짝거리게 해요. 언제는 개발자 분들이 푹 빠져서 대화하시는데 저도 끼고 싶어서 옆에 서서 끄덕끄덕(?)하기도 했어요. 정말 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여기가 최적의 필드겠구나 생각해요. 그걸 좀 더 '있어빌리티'하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Editor's Comment
첫 일터뷰 어떠셨나요? 사실 더 많은 셀프질문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온보딩 관련 이야기만으로도 분량이 많아지더라구요. 게다가 또 제가 기획한 내용들을 담다 보니 보니 이것저것 사족을 넣느라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너무 힘 들어갔어요...
일터뷰 코너에서는 블링블링 빛나는 사례들 뿐만 아니라 실패사례, 맘에 안 드는 사례도 자유롭게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회사에서 보고 느끼시는 솔직한 회사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맨 하단의 [의견 남기기]로 연락처와 일정을 남겨주시면 제가 직접 찾아뵙고 인터뷰를 진행하겠습니다! 오프라인이 부담스러우시다면 ZOOM으로라도...👉👈 관계의 힘을 믿는 당신, 함께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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